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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Review

그릇·그릇들 _ 정경화전 _ 2012_1030 ▶ 1108

 

Vessel · Vessels by JEONG KYEONG-HWA

그릇·그릇들 _ 정경화전

 

2012_1030 1108

Opening Reception 10.31 Wed pm5

 

Gallery GAHOEDONG60

www.gahoedong60.com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60번지

02-3673-0585

gahoedong60@gmail.com

 

 

 

 

 

꽃이 담긴 그릇 I_91x65.2cm_oil on canvas_2012

 

꽃이 담긴 그릇 II_91x65.2cm_oil on canvas_2012

 

 

 

 

 

가을 전시회에 부치는 글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

 

긴 소매의 옷을 입고 한겹 더 입을 옷을 찾게 되는 가을이 참 좋습니다.

어두워진 듯 한 사람들의 옷차림에서 왠지 성숙함이 느껴지기도 하는 요즈음

자연의 이치에서 보면 열매 맺고 결실을 거두는 것과 함께 한 생을 마감하는 마무리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노화 현상인 단풍이 아름답고 죽음과도 같은 낙엽이 멋스러운 것은 참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우리 사람들의 인생도 그러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침저녁의 심한 일교차가 나뭇잎에게는 고통이겠지만 일교차가 심할수록 단풍은 더 아름답습니다.

우리도 나뭇잎처럼 고단한 삶의 고통이 마지막을 아름다운 성숙으로 이끌어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뭇잎은 저항하지 않고 자연이 주는 시련을 묵묵히 감내 하기에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기 전

아름다운 모습이 되어 칭찬과 칭송을 받게 됩니다.

나이 들어감이 두렵지 않고 오히려 즐길 줄 아는 여유와 관대함지혜로움

푸르던 시절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많은 것을 알게 된 것은 그저 시간이 흘러 그리된 것이 아니라

그 시간 동안 감내해야 했던 삶의 시련과 고통이 선물처럼 남겨준 소중한 재산인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오늘도 가을햇살과 가을바람에 온 몸을 맡기고 있는 나뭇잎을 바라보며

내 삶에 닥쳐오는 바람과 햇빛을 기꺼이 포용하리라 다짐해봅니다.

화려하지는 않아도 멋스러운 마무리를 위하여

■ 정경화

 

 

 

 

 

 

푸른잔_붉은잔_각97x162cm_oil on canvas_2012

 

 

 

 

 

그릇이 개방적이라면 가구는 폐쇄적이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가구는 그릇이 놓이는 물질적 구조를 제공하는 하나의 장소인 동시에 기호로 작용한다. 오래된 궤짝, 서랍 등은 작가 스스로 말하고 있듯이 소중하고 보존되어야 할 것들이 오랫동안 잘 간직되어지는 곳이자 숨겨야할 것들을 넣어두는 곳 또는 언젠가 때가 되면 빛을 보게 될 것들이 보관되어 있는 장소이다. 그릇이 타자에게 열리는 공간이라면 가구는 타자를 거부하는 공간이다. 그릇 또는 오브제를 현실에서 격리시킬 수 있는 공간인 가구는 그 표현에 있어서도 마치 봉인하듯이 평면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릇과 서랍 II_72.7x53cm_oil on canvas_2012

 

그릇-꽃잎_72.7x53cm_oil on canvas_2012

 

 

 

 

여기에서 정경화의 작업을 규정하는 또 다른 특징인 공간과 시선의 중첩이 드러난다. 그녀의 그림 속에는 가구와 그릇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것들이 서로 다른 차원을 가진 채 한 화면에 공존하고 있다. 즉 그릇은 입체적으로 섬세하게 표현한 반면 가구는 평면적으로 표현을 하고 있어 3차원의 입체공간과 2차원의 평면공간이 한 화면에 중첩되어 있는 것이다. 입체적 공간은 담을 수 있는 공간이고 평면적 공간은 놓을 수 있는 공간이다. 홀로 있기도 하고 쌓여 있기도 하고 또 따로 떨어져 있기도 하는 입체적 그릇의 동태적 반복과 평면적 가구의 정태적 반복 사이에서 서로 다른 두 차원이 가진 힘의 충돌이 생기고 그 에너지는 표면으로 올라와서 하나의 존재 즉 모순적 지각이 생성된다. 이것은 들뢰즈가 말한 표면효과(surface dffect)”와 비슷한데 의미의 생성이 대상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관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차원의 중첩은 관계를 만들어 내고 서로에게 생성의 계기를 만들어 준다. 의미의 생성은 상태(be)가 아닌 사건 속에서 되어감(being)이란 것이다. 공간과 시선의 중첩은 시각적 환영을 만들어 내는 미메시스가 아니라 논리(logic)의 문제로 우리를 이끈다. 모순적 지각은 가시적인 것을 개념적인 것으로 재정립하는 하나의 장치인 것이다.■ 노순석(조형예술학 박사)

 

 

 

 

 

흰고양이 잔_53x41cm_oil on canvas_2012

 

 두개의 푸른잔_53x41cm_oil on canvas_2012

 

 

 

 

 

 

정경화

 

부산여자고등학교 졸업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1회 개인전 (경인미술관)

2회 개인전 (한가람 미술관)

3회 개인전 (가회동60)

단체전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