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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Review

길을 길하다 _ 2011_0506 ▶ 0517


길을 길하다

2011_0506_Fri ▶ 0517_ Tue


참여작가

김재광 Jaekwang Kim
김태진 Taejin Kim
손정은 Jeungeun Son  이성찬 Sungchan Lee
유비호 Ryubiho
차혜림 Hyelim Cha

기획 가회동 60
큐레이팅 성용희, 신진영
협력 Moving Mountain

가회동 60 _ GAHOEDONG 60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60번지
T 02-3673-0585
gahoedong60@gmail.com

퍼포먼스 일정
5월 13일 금요일 4시 유비호
5월 14일 토요일 4시 손정은
5월 15일 일요일 4시 차혜림
* 퍼포먼스는 가회동 60 앞에서 시작 합니다.
* 우천시 행사가 취소되거나 일정이 미뤄질 수 있습니다.
*’길을 길하다’의 퍼포먼스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실시간 방송 됩니다.
  
http://ustream.tv/channel/MovingMountain

FACE BOOK /Moving Mountain
TWITTER /MovingMountain9


‘길을 길하다.’는 경복궁과 창덕궁의 중앙인 북촌 지역에서 행해지는 장소특성적, 임시적 퍼포먼스이다. 참여 작가들은 북촌 혹은 서울이란 지역, 공간 그리고 역사와 현재 등에 대한 예술적인 접근 그리고 접촉을 시도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임시성과 장소성에 대한 작업이자 동시에 소멸하는 것에 대한 창작 행위로 전시, 퍼포먼스, 해프닝은 북촌의 어느 오래된 골목길, 학교 앞 문방구 그리고 갤러리 공간 등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1. 가회동 60
갤러리 가회동 60은 공간의 이름만으로도 그 지역(site) 자체의 특수한(specific) 상황을 어느 정도 표방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하고 있다. 북촌이라고 불리는 그 지역, 즉 가회동, 재동, 원서동 부근의 특성 자체를 이 글에 설명하지 않겠지만, 그 특수성이 현재시점에 매우 흥미롭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렇게 지리학적으로, 정치적으로 그리고 문화적으로 매우 독특한 지역성을 지녔다는 것은 갤러리 공간에게 상당한 장점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 공간이 물리적인 영역을 완전히 열어 예술을 통해 창작자와 관람객, 지역주민과 외부인의 교환을 촉진하고 서로를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매개체’로 활동할 수 있다면 이는 매우 훌륭한 이상을 향한 활동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손정은, 이성찬_ 가회동 嘉會의 災 (가회의 재)_ 설치, 퍼포먼스_ 2011

       손정은, 이성찬_ 가회동 嘉會의 災 (가회의 재)_ 설치, 퍼포먼스_ 2011


2. 문을 열고 길로 나서다.
이 전시는 갤러리 공간에서 평면 작업 등의 오브제를 설치하여 작품을 선보이는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지 않고 있다. 작업들은 길에서, 그리고 길을 매개로 어느 순간 또는 시간 동안 우발적으로 이루어지는 해프닝에 가깝다. 그래서 임시적으로 무엇인가가 공간과 시간을 점유하고 누군지 모를 이들을 우연히 만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전시장에는 행위의 단순한 기록, 즉 죽어버린 예술의 화석을 남기는 것을 피하고자 할 것이다. 오히려 ‘예술 자체’의 부산물들을 혹은 ‘예술 자체를 지시하는 어떤 것’을 남기고자 한다.

이렇게 단순하게 다른 방식을 지향한다는 점, 즉 오브제에 천착한 전시를 탈피하겠다 라는 태도만으로 우리는 현대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복잡한 지점을 질문하고 더불어 대답해야 하는 상황을 제시한다.
이 질문이 이미 오래된 질문이 되어버렸음에 불구하고 여전히 그 가치는 남아있다. 특히 오브제가 놓일
장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본 전시 아니 전시보다는 프로젝트라는 단어를 사용해보자. 본 프로젝트는 올해(2011년) 서울문화재단에 기금을 신청했었고 탈락하였다. 당시 필자는 기금신청과 첫 기획 자체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다시 수정된 프로젝트는 과연 그 당시의 진술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여기에는 진술이라는 수행의 시작과 프로젝트의 수정이 존재한다.




       김재광_ 오렌지_ 설치_ 2011



프로젝트는 이렇게 시작하여 변화되어 지금 이렇게 삶의 순간으로 변모되고 있다. 비록 진술이 사회 자체를 변화시키진 못하더라도, 순간이란 시간과 골목길이라는 공간에 침투해 갈 것이다. 물론 자본주의 논리에서 벗어난 다양한 행동들 그것은 체제 안에서 스스로를 소외하는 방식으로(만) 유의미하고 정치적인 것인가라는 앞선 질문은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지만 말이다.

문을 열고 길로 나서면서 아티스트, 기획자 그리고 정말 우연히 만나는 이들은 한옥으로 대변되는 대과거와 프로젝트와 작업을 구상했던 과거의 시간을 공유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과 프로젝트는 미래의 시간을 그리게 된다. 어쩌면 이렇게 그린다는 점에서 우리는 시각 예술이 재현의 영역에서 벗어나 실재의 이미지를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김태진_ 콰앙_ 포스터,만화책,비디오_ 설치_ 2011


 


3. 길하다
‘운이 좋거나 복된 일이 있을 듯하다’라는 형용사를 차용하여 동사로 만들면서 일종의 말장난으로 전시
제목을 만들었다. ‘길에서 무엇 하겠다’, ‘길에서 무엇을 하다’ 등으로 이해될 이 말은 말로 시작한 선언으로 행위적 수행 이전의 언표적 수행을 뜻하기도 한다. 수행은 어쩌면 이미 이루어진 명사가 아니라 아티스트가 행위 하겠다 그리고 행위를 유발하겠다라는 동사로 대변되어 질지도 모른다.


       유비호_음유시가(吟遊詩歌)__골목길 퍼포먼스_2011


이들은 길에서, 노정에서 시각 예술이 들려주는 이야기로 남겨질 것이다. 어떤 이는 가회동 역사 속에 깃들어 있는 사랑과 정염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수집하여 전시하고 어떤 이는 문화적 변화를 반추하여 일본인이 안내하는 가회동 가이드 시스템을 구축하였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음유시인이 되어 가회동의 역사를 노래한다. 가회동의 근대적 역사의 축이 되는 70~80년대를 회상하듯 당대의 서사(=만화책)를 오늘날의 것들에 고스란히 조합하기를 시도하는 이도 있으며, 오렌지로 가회동 곳곳을 지표화하는 이도 있었다. 이렇듯 프로젝트 ‘길을 길하다.’는 가회동을 드나 들었던 5인의 작가들이 저마다의 성향과 가회동의 서사를 조합하여 새로운 담론을 형성 해 내기를 시도한다.

글 _성용희 신진영


                             차혜림_ 쵸코 에그, 비밀, 27개의 이야기_ 설치,퍼포먼스_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