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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자체기획전

[자체기획전 10-P02] together and apart _ 김건희 2010_0201 ▶ 0225


together and apart _ 김건희 展

 

2010. 2. 1 ~ 2. 25

Opening 2010. 2. 1(월) pm 6:00

 

가회동60 / am 11:00 ~ pm 7:00 / 월요일 휴관 / 설날연휴 2. 12 ~ 2. 15 휴관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 60번지

T. 02-3673-0585  / gahoedong60@gmail.com

www.gahoedong60.com




그림1_130x195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김건희 작가의 이번 전시는 바르셀로나에서의 활동 이후 국내에서 열리는 첫 개인전이다.

작가는 귀국 후 자신이 살고 있는 집과 작업실 주변의 풍경을 기록 하며 그것을 남기는 작업을 해 왔다. 외부로부터 비추어지는 풍경에서 자신의 영역의 문제를 고민해 온 작가는 여러 가지 경계를 통한 스스로의 해석을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 Together and apart의 제목에서 따온 이번 전시의 제목은 서로의 기억에 의존하여 또 다른 기억의 장소를 만들어 가는 소통의 행위를 보여주는 주인공들의 장면을 통해 현재 스스로의 주변과 함께 이해하고 호흡하며 드러나는 차이들을 작업으로 치환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대변한다.

주변의 사소한 단상에서부터 종교와 정치적 이념이 묻어나는 사회 전반의 일상까지 자신의 목소리를 그려낸 작가의 조용한 외침이 담담히 묻어 있다. ■ 가회동60

 


그림2_114x146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그림3_89x116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그림4-II_54x65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그림6-I,II_각21x33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그림12-II,IV_각22x27cm_mixed media on canvas_2009


 

together and apart

 

나는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실내 풍경 속에서 매일처럼 반복되어 보이는 거실과 베란다, 창 건너 풍경들의 무모한 기록을 해왔다. 언제부터인가 기르고 있는 화초에 대한 생태를 관찰했고, 도마와 칼과도 같은 일상의 도구들이 빛에 민감하게 변하는 상태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가족들이 저마다 필요한 일상의 소품들을 늘어놓을 때도 그것들은 각종 기억의 감정들로 이입되어 눈에 들어왔다. 이러한 경험과 기억은 현실의 풍경사이에서 중첩되어 의도와 방향을 상실한 생경한 풍경으로 재구성하게 했다.

외부 풍경에서 나의 주변을 끄는 것은 주로 영역의 문제 인 것 같다. 할 수 있음과 없음, 가질 수 있음과 없음. 경계를 통한 가능성과 불가능성 그런 상징물들을 보면 기록을 하게 된다.

Together and apart(함께, 그리고 따로) 는 Virginia Woolf(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의 제목이다. 여자와 남자가 켄터베리 라는 같은 장소에 대해 대화 하며 서로의 기억에 의존하여 각기 다른 또 다른 기억의 장소를 만들어 가는데 그들이 함께 또 따로 하는 심리의 순간들과 소통의 행위가 만드는 장면들은 지금 내가 나의 주변을 이해하고 호흡하며 생기는 차이와 닮아 있어 인용한다.

 

 

기록

한 소설가는 소설을 쓰려고 일상생활을 그대로 썼다가는 아무도 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 소설 같아지니까.

일상과 현실은 소설보다 한층 더 비현실적으로 과장 되어 있다.

 

01. 방울토마토

쌍떡잎식물 통화식물 목가지 과의 한해살이풀인 토마토의 일종으로 높이는 1m 안팎입니다. 가지가 많이 나고, 흰털이 빽빽이 나있습니다. 노지에서도 재배하지만 주로 하우스에서 재배 합니다. 발아에 알맞은 온도는 25-30℃, 생육에 알맞은 온도는 25-27℃입니다. 10℃ 이하면 잘 자라지 않고 5℃ 이하에서는 전혀 자라지 않습니다. 일반토마토 보다 관리가 쉽고 장기적으로 재배 할 수 있으며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겨울에도 하우스 재배가 가능하고 식용 외에 관상용으로 기르기도 합니다. 아주 추운 지역을 제외하고는 거의 세계전역에서 재배 됩니다.

 

02. 외출

아뇨, 아마도 붉은색 옷이었던 것 같아요. 매일 출근을 하니 매일 입는 옷을 전부 기억할 수 없잖아요? 그날도 평상시처럼 일을 나갔어요. 오전 8시경에…… 늘 해가지면 유치원에 있는 아이를 데리고 장을 보곤 집에 돌아오곤 했죠. 아, 그런다고 얘기하곤 했죠. 저는 항상 더 늦게 귀가 하니까 확인은 못했지만. 그런데 그날 이후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요. 회사에서는 정시에 퇴근했다고 했어요. 키요? 중간쯤 160cm 넘을까? 아 잘 모르겠어요. 특징도 별로 없는 그저 평범한 여자예요. 이전에 우린 아무 문제 없었어요. 제가 알기로는……

 

03. 근린생활시설

……

오늘은 학원이 스물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어제는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그제는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둘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내일은 아마도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

 

04. 그녀의 부재

아이들을 살해 한 후 자살을 선택한 여인 남편과 가족은 말을 잊고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했다. 경찰에 진술한 바에 따르면 그녀는 부족한 게 없다고 했다.

 

05. 오두산 통일 전망대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서울의 젖줄인 한강과 북으로부터 흘러내려오는 임진강의 합류지점에 위치한 해발 118m의 고지다. 옛 삼국사기나 고려사에 나오는 오두산 성터가 남아 있는 곳으로 사적 제351호 로 지정된 고대로부터의 군사적 요충지이다.

지금은 서부전선의 최북단으로 남과 북이 임진강을 사이에 두고 강 2km의 짧은 거리를 새들만이 넘나들 뿐 반세기동안 왕래하지 못한 남북분단의 안타까운 현장이기도 합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800만 실향민의 염원 하에 1992년 9월 8일 개관되었으며 2009년 현재 1,55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 방문객이 이곳을 찾아 분단의 실상을 체험한 바 있습니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냉전의 유산인 남북분단의 비극적 현실을 이해시키고 자유주의가 보장된 상생과 공영의 통일을 이룩하기 위한 우리의 염원과 의지를 고취시키기 위하여 설립되었습니다. 6.25 전쟁이라는 동족상쟁의 비극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이곳에 전시된 풍부한 역사적 자료를 통하여 통일의 절실함을 느끼게 될 것이며 북한을 바르게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백 마디의 말 보다 남북이 상호 대치하고 있는 현상을 직접 바라볼 수 있는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방문하신다면 한층 더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으시리라 확신 합니다. 따라서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평화와 번영된 통일한국 건설의 체험적 도장으로 최대한 활용하여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06. 천국

......세광,꿈이있는,영락,새문안,정동,사도,제일,순복음,영동,남선,가족,예수이름,대한,선도,찬양,파워,굿모닝,동신,통일,새빛,중앙,침례,성결,재림,강림,가나안,사랑의,할렐루야,주이름,참,사랑,믿음,부활,한국,전도,성남,파주,새서울,성서,새이름,개혁,순례,주문,대성,사도,영성,지구촌,신약,아름다운,베드로,성가족,초대,성화,꿈,그리스도,서빙고,영화,바울,평화,세계,국민,한강,신앙,희망,위대한,온누리,인사동,제자들,승동,중앙감리,향린,초동,주마음,종로통일,인제,광화문,금란,한성,샬롬,내수동,종교,신촌,성민,연성,동서,소망,희성,언약,성산,영광,부흥,예수가족,예닮,동숭동,명륜,예배하는,충신,강변,온누리,한마음......

 

07. 경계

깃발은 인공기(人共旗)로서 160m높이에 약 70평 이라던가 크기의 깃발을 달아놓은 것으로 세계에서 제일 큰 깃봉입니다. 우리 대성동 자유의 마을에 태극기 게양대는 100m이며 100평이상 규모의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으며 한번 교체시 200만원 정도 한답니다.

 

2009 김건희

 

 

 

 

서로 ‘다른(혹은 같은)’ 세 가지 기억

 

이대범 (미술평론가)

 

 

기억 00

버지니아 울프의 <Together and apart(함께, 그리고 따로)>는 같은 장소를 각자의 기억으로 기술하는 남녀의 이야기다. 아무리 같은 공간을 기억한다고 해도 그 과정에는 미묘한(혹은 거대한) 차이를 내재하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기억에는 언제나 대상에 대한 주체의 태도(시선)가 묻어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어떤 것은 지워지고, 어떤 것은 과장되게 기억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기억의 재현은 그 자체는 필연적으로 불완전 할 수밖에 없으며, 기억은 어느 때는 ‘함께’, 그리고 어느 때는 ‘따로’ 재현될 수밖에 없다.

김건희의 작업에서 우선적으로 보이는 요소는 풍경의 ‘반복’이다. 집안 거실, 그곳에서 바라 본 창 밖 풍경, 그리고 집에서 작업실에 이르는 길에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풍경. 작가의 일상이 반복되는 매순간 그의 삶의 궤적에서 되풀이되는 이 풍경은 그의 작업에서 다른 프레임에 놓여 또 다시 ‘반복’된다. 필경 반복은 익숙함을 동반하고 더 나아가 그것과 대면한다는 인식조차 사라지게 하여 무심히 그것을 지나치게 한다. 그러나 김건희는 삶의 궤적을 ‘반복’하면서 언젠가는 내 것이었으나, 또 다른 언젠가에는 남의 것의 되는 순간에 내재한 미묘한(혹은 거대한) 차이를 기록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그렸는가보다는 ‘어떻게’ 그렸는가가 김건희 작업의 요체이다.

 

여기에 하나이면서 세 개인 거실이 있다. 중앙에 소파가 있으며, 거실에서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이 있으며, 베란다에서 외부 풍경을 담아내는 창이 있다. (브라인드로 외부 풍경을 가린다 해도 그곳에는 여전히 외부를 담아내는 창이 있다.) 그럼 이 공간에 관한 가상의 기억 세 개를 들어보자.

 

기억 01+02+03

여기요? 보시다시피 거실입니다. 여느 거실 풍경과 다르지 않죠. 중앙에 소파가 있고, 그 뒤로 식물원 포스를 물씬 풍기는 베란다가 있으며, 베란다 창문 너머에는 근린생활시설이 보이네요. 거실은 개인적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적인 공간이며,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공적인 공간이죠. 이곳에서 다과를 즐기기도 하고, 각자 오늘 일과 혹은 가족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도하고, 아이들의 재롱을 보기도 하고, 함께 TV를 보기도 하고. 베란다에서 화초를 기르기도 해요. 그나저나 이렇게 적고 보니 오랜 시간을 보내지만, 거실에서 특별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네요. 아마도 개인적이고 특별한 일은 각자의 방에 제격인가 봅니다.

 

기억 01 : 김건희, <그림 1>, 캔버스에 혼합재료, 195×130cm, 2009

화초 좋아하세요? 저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남들처럼 화초를 기르고 있어요. 눈을 돌려서 한 번 보세요. 아파트 창틀은 물론 베란다 곳곳에서 화초를 쉽게 볼 수 있죠. 비슷한 색상의 화분에 심어 놓은 다양한 화초를 볼 수 있어요. 이뿐 인가요. 골목을 돌아다니다보면 집 대문 위에도 어김없이 화초가 있어요. 집안에 빈틈만 있으면 그곳에 화초를 심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버려진 화분도 쉽게 볼 수 있죠. 그렇다고 사람들이 화초에 대해서 놀라운 식견을 지닌 것처럼은 보이지 않아요.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 그 화초의 특성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고, 그저 푸른 색 식물이 내 주변에 있다는 것에 만족하는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언제부터 사람들은 땅(흙)을 멀리하고 바벨탑을 쌓아가듯 하늘 저 높은 곳을 향해 질주하고 있어요. 예전만 해도 아파트 15층하면, 높다, 어지럽다 했었는데, 이제 그 정도는 아주 우습게 여기죠. 도시가 개발되면서 땅은 없어지고 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더 높은 곳을 찾은 것이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자연과 땅을 그리워해요. 하늘로 자꾸 올라가면서 땅을 자기 옆에 두고 싶어하죠. 아마도 그래서 화초를 기르는게 아닐까요?

오늘은 왠지 창 밖에서 여기는 내 땅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공표하는 근린생활시설과 맞물려 이름도 모르는 화초가 쓸쓸해 보이네요. 그들의 이름이 뭘까요? 어디서 와서 어떻게 자라는 것일까요? 무엇을 좋아할까요? 싫어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무심히 옆에 두었던 그 화초에 자꾸 시선이 머뭅니다.

 

기억 02 : 김건희, <그림 2>, 캔버스에 혼합재료, 100×81cm, 2009

베란다 창문을 블라인드가 가리고 있네요. 견고하게 가린 것처럼 보이지만 미세하게 벌어진 블라인드 틈 사이로 의외로 많은 빛이 들어오고 있어요. 실내 전체가 강렬하지도 않고 딱 좋은 채광이네요. 맑은 하늘을 바라보는 것처럼 눈이 시원해요. 아이고, 창피하게도 집안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먼지까지 다 보일 지경이네요. 당연히 블라인드가 없을 때 더 많은 빛이 들어왔었겠죠. 그런데 이상해요. 정작 그때는 실내가 이런 모습인지 몰랐어요. 집안 생활의 대부분을 이곳에서 보내고 있는데도 전혀 몰랐어요. 소파가 어떤 모습인지, 베란다 조명이 어떤 형태인지 몰랐어요. 아마도 베란다의 화초를 비롯해, 창 밖 너머 세계에 볼거리가 많아서 그랬나 봐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실내풍경과 정면으로 대면하는 순간이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아니네요. 블라인드로 외부의 시선을 차단한다는 것은 매일매일 외출을 해야 하는 저에게는 외출을 알리는 하나의 신호, 즉 반복되는 하루 일과 중 하나죠. 밖으로 나가고 싶었던 욕구가 강해서 일까요? 그간 뒤도 돌아보지 않았네요. 지금 있는 이 공간에 대해서 살펴보지 못하고, 저 밖의 공간으로만 다가갔네요. 그간의 행동과 다른 것은 오늘은 현관문을 나서기 전 뒤를 한 번 돌아봤을 뿐입니다. 그리고 내가 방금까지 있었던 곳에 살펴봤을 뿐입니다. 잠시만 이곳을 둘러보다가 밖으로 나가야겠어요. 잠시라도. 아주 잠시라도 구석구석 살펴야겠어요.

 

기억 03 : 김건희, <그림 3>, 캔버스에 혼합재료, 100×81cm, 2009

외출은 힘겨웠어요. 그렇다고 다른 날과 다르게 먼 길을 간 것도, 특별한 곳을 간 것도 아니에요. 다른 날과 같은 곳을 비슷한 시간에 비슷한 속도로 돌아다녔어요. 이 동네에는 유난히 ‘경계’를 가르는 지표가 많아요. 다들 아시겠지만, 대표적인 것으로 남과 북을 가르는 것이죠. 철조망으로 가르고, 깃발 하나 세워 놓고 여기는 내 땅, 저기는 너희 땅하는 땅따먹기 놀이가 수 십 년간 진행 중이죠. 가끔 이 동네를 지나다보면 시점에 따라 두 개의 깃발이 다 보이기도 하고, 언젠가는 하나만 보이기도 하고, 또 언젠가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요. 그럴 때마다 결국 경계는 인위적이지 스스로 특정한 의미를 지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이 영역을 표시하는 상징물 때문에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가질 수 있는 것’과 ‘가질 수 없는 것’, ‘가능성’과 ‘불가능성’이 구별되죠. 그리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한다는 강제적 명령으로 우리 삶에 개입하죠. 그렇다면 지금 이곳은 어느 세계일까요? 하루 종일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다 보니 외출이 힘겨웠나 봅니다.

거실은 암흑입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요. 잠시 내 시선이 머물렀던 오브제들이 실루엣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냅니다. 소파도, 화초도. 블라인드를 걷어내고 외부 세계로 눈을 돌립니다. 매일 베란다의 화초를 살피면서 봤던 근린생활시설을 생각합니다. “오늘은 학원이 스물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어제는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그제는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둘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 내일은 아마도 학원이 열아홉 병원이 일곱 식당 아홉 미용관련 다섯 술집이 셋 편의점 둘 교회 둘 서점하나 사진관 하나 약국 하나 떡집 둘 빵집 하나 은행 두 곳...(작가노트)” 사람들의 필요에 따라 새로 생겨나고, 없어집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그곳에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강변합니다. 현란한 간판으로 말입니다. 정말 저에게도 그들의 빛나는 소리만큼 필요한 곳일까요. 그 정도는 아닌데. 과잉의 시대.

저 멀리에 ‘꿈이 있는 교회’가 보입니다. 유난히 ‘꿈’이라는 글자가 강한 빛을 발산합니다. 암흑의 실내와 빛나는 꿈이 있는 외부가 대비를 이룹니다. 오늘은 암흑일까요. 빛나는 꿈의 세계일까요. 저는 그 어딘가에 있는거 같아요. 내일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오늘은 그 어딘가에 있는 거 같아요.

 

여러분의 거실은 어떤가요?

 

 

 

Mutually ‘Different (or Same)’ Three Memories

 

By Lee Dae-beom, Art Critic

 

 

Memory 00

Virginia Woolf’s Together and Apart is the story of man and woman who describe the same place through memory. A subtle gap is inevitable in their memorials since each had their own subjective attitude toward objects. One forgets something, or remembers it through exaggeration. Representation of memories is shown as imperfect, and ‘together’, and from time to time ‘apart’.

The most conspicuous element in Kim Gun-hee’s work is the repetition of landscape. Landscapes seen from a living room through a window, and landscapes she meets on the way from her house to her studio --- These scenes are reiterated in her work, and placed on other frames. Repetition inevitably brings familiarity, making viewers indifferent, overlooking the familiar. Kim Gun-hee however chronicles a subtle difference inherent in the moment her life becomes her own, and sometime others, repeating the traces of her life. The key to her work is finding how she depicts something, rather than what she depicts.

Here is a living room that is one and simultaneously three. At its center is a sofa, and through a window one can walk out to the veranda, with a window showing a view outside. (When covering the view with a blind, the window is still there.) Let’s give three examples of imaginary memories:

 

 

Memory 01+02+03

As you can see, here is a living room. It is a typical living room. At the back of a sofa is a veranda that looks like a botanical garden. Through a window are convenient facilities. A living room is a private space one spends most of his time and shares with his family. Here one enjoys tea and cake, talks about daily occasions and the family future, sees his baby’s cute things, watches television, or grows plants. One spends lots of time here, but does not engage in anything special. But, family members do their private, special work in each room of their own.

 

 

Memory 01: Kim Gun-hee <Picture 1>, mixed media on canvas, 195x130cm, 2009

Do you like flowers and plants? As others do, I have grown them. If you look around your surroundings, you may find flowers and plants, by a window, on a veranda. A variety of flowers are planted in flower pots in similar colors to their flowers. There are flowers and plants on the porch of each house. In empty spaces in a house, people grow flowers and plants. Discarded pots are also often found.

Nevertheless, people have little understanding of flowers and plants. They seem to have little interest in them, and are satisfied with the fact there is green vegetation around them. Humans have long advanced toward higher planes, away from the earth, in their own Towers of Babel. In the past, a 15 storey building was considered high, but this height is now often underestimated. As a city develops, people look for higher places to maximize land use. Yet, they consistently long for nature and earth. They want to live near the earth while ascending toward the sky. Perhaps because they can grow plants?

Today, flowers and plants appear lonely, dominated by convenient facilities claiming their land. What are their names? Where did they come from and how did they grow? What do they like? What do they dislike? My gaze often stays with flower pots unintentionally placed beside me.

 

 

Memory 02: Kim Gun-hee, <Picture 2>, mixed media on canvas, 100x81cm, 2009

The veranda window is covered with a blind. Much light comes in through it unexpectedly, filling the window. The living room is well lighted. My eyes feel cool, as if they see clear sky. The light is so bright that dust in every corner of the room can be seen. Of course, more light probably came in when there was no blind.

So strangely, at the time, I did not know the indoor scene, even though I spent most of my time there. I didn’t realize how the sofa and veranda appeared. So, there were so many things to see, including flowers in the veranda and scenes outside the window. On reflection, the moment I faced the scene did not occur suddenly. Excluding the external with the blind is one of daily affairs before going out, and this implies my outing. As I go out, I never look. I approach space outside without having a chance to examine it. Unlike previously, today I look back before leaving, and look around the place I stayed before. I will go out after looking around for a while. I have to look closely around every corner for a while.

 

 

Memory 03: Kim Gun-hee, <Picture 3>, mixed media on canvas, 100x81cm, 2009

Although I didn’t go far-away, to a special place unlike other days, my outing was tough. I wandered about the same place at the same speed as other days. There are so many indicators marking the boundaries in this village. A typical indicator is the boundary dividing the south and north. The play of occupying the other’s land has gone on for years, with barbed-wire entanglements and flags. While passing through the village, we sometime see a flag, two flags, or nothing. I at times think there is nothing meaningful there. Due to symbols marking territories, what I can do and what I cannot do is shown, what I can have and what I cannot have - possibility and impossibility are distinguished. There is intervention in our lives through compulsory order. So what is really here? As I posed this question all day long, my outing was difficult.

The living room is dark. Nothing is visible. Objects at which my gaze remains unveil their existence through silhouettes. I turn away to the external world by raising the blind. I think of convenient facilities as I looked around taking care of flowers and plants.

“There are 20 private education institutions, 7 clinics, 9 restaurants, 5 beauty salons, 3 bars, 2 convenience stores, 2 churches, 1 book store, 1 photo studio, 1 drug store, 2 rice-cake shops, 1 bakery, and 2 banks today, while there were 19 private institutions, 7 clinics, 9 restaurants, 5 beauty solons, 3 bars, 2 convenience stores, 2 churches, 1 book store, 1 photo studio, 1 drug store, 2 rice-cake shops, and 2 banks yesterday. There were 19 private education institutions, 7 clinics, 9 restaurants, 5 beauty salons, 2 bars, 2 convenience stores, 2 churches, 1 book store, 1 photo studio, 1 drug store, 2 rice-cake shops, 1 bakery, and 2 banks the day before yesterday, while there were perhaps 19 private institutions, 7 clinics, 9 restaurants, 5 beauty solons, 3 bars, 2 convenience stores, 2 churches, 1 book store, 1 photo studio, 1 drug store, 2 rice-cake shops, and 2 banks yesterday.” (artist statement).

These conveniences appear or disappear according to people’s needs. They assert the reason of their existence through luxurious signboards. Are they really necessary to me? I don’t think so. This is the age of the plethora of images.

The church with a dream is seen from a distance. The word ‘꿈’(dream) particularly exudes strong light. The dark indoor space is in contrast with the external bright dream. Is today dark? Or, is today the world of a bright dream? I am probably somewhere in between them. I don’t know today, but I will somewhere tomorrow.

 

How about your living room?




김건희

 

1993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199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1998-2001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술대학 Sant Jordi 박사과정 la Propia Pintura como Idea, 담당교수 Alicia Vela

2001-2002 Institut de Teatre de Barcelona (스페인 바르셀로나 연극학교) 무대 미술과정

 

개인전

 

2010 가회동60, 서울

2006 갤러리 H₂O 바르셀로나, 스페인 The color of memory

2003 갤러리 H₂O 바르셀로나, 스페인 El regreso continuo al vacio

1999 New Art ’99 con Galeria René Metras, Hotel Barceló Sants 바르셀로 산츠 호텔, 바르셀로나, 스페인

1994 갤러리 사각, 서울

 

단체전

 

2008 불가능한 歸鄕_nostomania(최금수 책임기획), 스페이스 향리, 서울

2008 송은 미술대상 전, 인사아트센터, 서울

2005 17x17 전, 토탈 미술관, 서울 (조이한 평론)

2004 ‘부유하는 섬’ 섬으로 찾아가는 사진 영상 예술 전, 전라남도 신안군 5개섬

2004 F.L.O.W 안양 천 프로젝트, 안양시 6개 버스 정류장

2004 Apatrida project 벽보 붙이기 (희생자 김선일 추모) MACBA area, Barcelona Spain

2003 비디오 페스티벌 OFF LOOP 2003, 갤러리 H₂O 바르셀로나, 스페인

2002 ARCO2002: El stand de Facultad de bellas artes de Barcelona 마드리드, 스페인

2001 LA LUMIERE DE LA VILLE – 슬라이드쇼 Colegillo de España 꼴레히요 데 에스빠냐, 파리, 프랑스

2000 제2회 공장 미술제, 도봉구 샘표 간장공장,서울

1997 MAGATZEM D’ART, La sala BASSAS. Castelló d’Empuries, 스페인

1995 자전적 문화론 - 성난 얼굴로 돌아보라 - 강성원 기획 Theory of Autobiographical Reflection- Looking back with anger: 대중문화의 역사와 근대화의 어떤 추억들. 제2부, 1 자전적 문화론, 갤러리 서호, 서울

 

레지던시 / 2004 창동 미술스튜디오 3기 단기작가

작품소장 / 2006 미술은행 국립현대미술관

 

2008 송은 미술대상

2009 서울문화재단 젊은예술가지원 09 NArT 선정

 

 

KIM GUN-HEE

 

1993 Hong-ik University, B.F.A Painting, Seoul, Korea.

1995 Hong-ik University, M.F.A Painting, Seoul, Korea.

1998 - 2001 Sant Jordi Art School of Barcelona University, P.H.D Painting, Barcelona, Spain.

2001- 2002 The Theatre Institute of Barcelona, Stage Design, Barcelona, Spain

2004 Chan-dong Artists in-residence

 

SOLO EXHIBITIONS

 

2010 GAHOEDONG60, Seoul(Korea)

2006 Gellery H₂O, Barcelona (Spain)

2003 Gellery H₂O, Barcelona (Spain)

1999 NEW ART’99, Gallery René Metras, Hotel Barceló Sants, Barcelona,Spain.

1994 Gallery Sa-gak Seoul (Korea)

 

GROUP EXHIBITION

 

2008 Nostomania(Directed by Gumsoo-Choi) Space Hang-li, Seoul(Korea)

2008 8th Songeun award, Insa-art center, Seoul(Korea)

2005 17 x 17 Total museum, Seoul(Korea)

2004 Floating Island, 5 island of Shinan-gun(Korea)

2004 F.L.O.W, Anyangchon projects, Anyang(Korea)

2004 Apartida Project in memory of victim Kim sun-il MACBA area, Barcelona(Spain)

2003 OFF LOOP 2003, Video festival, Gallery H₂O Barcelona(Spain)

2002 ARCO 2002, Bellas Artes de Barcelona, Madrid(Spain)

2001 LA NUMIÈRE DE LA VILL, Slide projection show, Colegio de España. París(France)

2000 Art Factory 2nd - Saem-Pyo factory, Seoul(Korea)

1997 MAGATZEM D’ART, La sala BASSAS. Castelló d’Empuries (Spain)

1995 Theory of Autobiographical Reflection- Looking back with anger; The history of Korean Mass Culture and Recollections of Modernizations, Gallery Seo-Ho. Seoul(Korea)

 

Award & Grant

 

2004 Chan-dong Artists in-residence 3th

2006 ArtBank of National Museum of contemporary Art.Korea

2008 Songeun art fondation

2009 Seoul Fondation of Art and Culture NArT 2009 New Artist Trend





본 전시는 (재)서울문화재단 2009 젊은예술가지원사업 후원으로 진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