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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Review

[Review] 권정준展 2008_1107 ▶ 2008_1128


FINE APPLE

권정준展 / KWONJUNGJUN / 權正峻 / photography.installation

2008_1107 ▶ 2008_1128 / 월요일 휴관


권정준_Fractal Apple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48×48cm_2008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이미지 속닥속닥 Vol.011027 | 권정준 사진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_2008_1107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가회동60 갤러리 샨티_Gallery SHANTI
서울 종로구 가회동 60번지
Tel. +82.2.3673.0585
www.galleryshanti.com






space overturning-fine apple ● 육면체를 보자. 육면체는 12개의 모서리를 가지고 있다. 육면체의 모서리는 외부에서 볼 때. 두 면이 만나 돌출된 형태를 가지며, 내부에서 볼 때는 밖으로 튀어 나가는 모습을 가지게 된다. 그런데 이것을 사진으로 기록해 보자. 튀어나온 모서리나 들어간 모서리든 둘 다 평면이다. 아무리 날카로운 못이나 칼날도 평면이다. 우리가 잘 찍은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화면상의 못이나 칼날이 날카롭게 보이는 이유는 경험에 의한 추론의 결과물 일 것이다. 이런 말들은 누구나가 다 아는 것들이다. 그래서 진부한 것 일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복잡한 물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 대단한 어려운 것이겠지만, 아무리 복잡한 입체라도 평면이 돼버리는 것도 대단히 신기한 일이다. 뭘 찍어봐라. 입체가 되나. 둥근 것도 평면. 네모난 것도 평면. 튀어 나오거나 들어간 것도 평면이다. 처음으로 찍어 본 것이 축구공이었다. 간단하다. 축구공을 여섯 각도에서 찍은 후 인화해서 찍은 각도대로 붙인 것이다. 네모난 축구공이 만들어졌다. 나는 사진의 평면성과 사실에 대한 재현력(representation)을 믿는다.


 
권정준_Fine Apple01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120×60×60cm×4,가변설치_2007


권정준_Fine Apple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120×60×60cm×4,가변설치_2007


권정준_Fine Apple2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120×60×60cm×4,가변설치_2007


하지만, 처음 물체를 육면체로 만들었을 때. 사실 사과나 축구공, 지구본, 얼굴들 따위를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정말로 만들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공간을 바꾸어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공간을 사진을 이용하여 바꾸어내려면, 돈이 장난 아니게 들어간다. 나의 계산으로는 실제 공간의 80% 가까운 크기의 프린트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가(假)벽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난 그다지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편이라 그건 일단 접어둔 계획이 되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작비가 들어가는 작은 물체들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그 중에 하나가 ‘사과’라는 물체인데. 특별히 사과에 의미를 두거나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네모난 사과가 시각적으로 재미있어 보였기 때문이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꼭 사람의 활동공간을 space overturning-해 볼 것이다. 그게 어떤 결과로 나올 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벽의 평평한 부분이 모서리가 되고 모서리 부분이 평면이 되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예측이 있기 때문이다.



권정준_사과1/4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8×4×4cm_2004


권정준_절단사과_디지털 프린트, 아크릴박스_12×12×12cm×11_2008

 
권정준_펼친사과02_디지털 프린트, 포맥스_60×90cm_2008


그림이나 사진이나 둘 다 평면이다. 그런데 내가 사진을 이용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사진으로 찍는 것이 내가 그리는 것보다 훨씬 진짜 같아서 이다. 누구는 사진보다 진짜 같은 그림~ 운운하지만 난 한 번도 사진보다 진짜 같은 그림은 본 적이 없다. 그래서 회화를 전공 했음에도 사진을 찍는다. 내가 믿는 재현력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 하나 더 있다. 그림은 구부러진 벽이나 꺾인 벽에도 그릴 수 있지만, 사진은 구부러진 인화지에 인화를 못한다. 하려면 억지로 할 순 있겠지만 초점이 안 맞는 다는 문제가 생긴다. 일반적으론 평면인 사진을 구부리는 정도는 할 수 있겠지만, 구부러진 사진은 실재에 대한 왜곡이다. ■ 권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