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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람들
강동언
KANG DONG UN


2010_0804 ▶ 2010_0809
Opening 2010_0804_WED_05:00pm



        표정1_47x47cm_수묵_2010




강동언의 '제주사람들'을 초대하면서

저희 가회동60에서는 일상을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의 모습을 독특한 조형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강동언 화백의 작품을 초대하였습니다.

제주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그 풍광과 더불어 살아가는 제주사람들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강동언 화백은 제주도에 살면서 이런 제주사람들의 모습을 대담한 필체로 화폭에 담아왔습니다.

올레길을 걸으며 돌담 틈으로 불어오는 바람결이 느껴지듯 강동언 화백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제주사람들의 아름다운 모습, 아기자기한 사연들과 만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가회동60




       수망리 사람들_19.5x12.5cm_드로잉_2010



강직한 선에 담은 제주인의 생명력

양은희 / 미술사박사

"예술가는 이제 새롭게 고향의 소재를 강조하기 때문에 더 이상 뉴욕이나 큰 대도시로 이주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대도시의 혼란스러운 코스모폴리탄주의, 소란스러움, 지나친 군생을 겪을 필요가 없다. 예술가는 자신의 성향을 기르고 공부를 하며 관점을 취하기 위해 여행을 하거나 관찰을 하면서 다양한 환경을 연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는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과 거의 흡사하다."

이 인용문은 예술가로서 성공하기 위해 뉴욕이나 파리와 같은 대도시로 나아가기 보다는 자신이 태어난 곳, 자란 곳, 살고 있는 곳과 그 지역에서 나는 사물을 관찰하면서 작품의 소재를 찾고 작가로서 성숙해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적은 글이다. 즉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교육과정"은 바로 그러한 관찬롸 성찰의 과정을 말한다.
윗글은 자신의 예술을 설명하고자 전시회 팜플렛에 발표한 것으로 글쓴이는 바로 20세기 전반 미국적 회화의 큰 축을 이룬 지역주의(Regionalism)의 대표적 화가인 그랜트 우드(Grant Wood)이다. 이 글이 발표되던 1935년 경 미국은 유럽식 추상이 아방가르드 예술로서 수용되는 시기였으며, 결과적으로 난해한 유럽식 회화에 대항한 미국식 회화의 중요성이 강조되었고, 미국의 자연, 문화, 사회를 담는 작가들이 대두되었다. 미국의 풍광, 즉 각 지역의 소재를 그림에 담아야 한다고 믿었던 우드는 아이오와 주의 시골에서 수십 년간 작품을 구상하고 그렸다. 그는 75년전 쓴 이 글을 통해 지난 21세기 오늘날 한국에서도 서울과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에 거주하면서 새로운 미술동향에 귀를 기울이기 보다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작품의 소재를 찾아가는 많은 작가들의 태도를 대변해 주고 있는것 같다. 특히 지난 수십년 간 고향인 제주도의 사람과 그 사람들이 만든 문화를 그리면서 살아가는 강동언과 같은 작가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글로벌 시대의 현대미술은 한바탕 태풍이 휘몰아치듯 한국을 돌다가 다시 다른 지역을 향해 이동한다. 그 태풍은 범지구적인 미술계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지만 극심한 상업주의와 결탁이 되면서 고가의 작품이 좋은 작품이라는 이상한 공식이 만들어지곤 한다.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이 그렇게 상업주의로 찌든 세계를 동경하며 그 미술계가 칭송하는 언어를 습득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우리가 예술에서 기대하는 모습이 아니다. 우리가 '예술과 문화'를 언급할 때 기대하는 것은 추사 김정희의 강직한 문인화, 박수근처럼 가난과 싸우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예술혼, 그리고 밭에 콩을 기르면서 자연의 흐름에 기대는 겸손한, 그리고 정직한 농부의 태도를 가진 예술가이며, 그러한 예술가의 정신이 얍상한 현실주의를 극복하고 인간의 가치를 깨달을 수 있는, 즉 으리를 보다 나은 인간으로 이끌어 주기를 원한다.
이번 강동언의 개인전은 그러한 상업주의로 물든 예술가가 아니라 강직하면서도 겸손한 예술가의 모습을 잘 드러낸다. 이 전시는 그가 살고 있는 제주에서 마주친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린 드로잉 37점과 제주의 표정을 형상화한 수묵 2점을 선보인다. 여느곳과 마찬가지로 제주에는 다양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작가는 자신과 마찬가지로 오랜 세월 삶의 무게를 조용히 견디며 살아온 중년의 여성들과 남성들을 그린다. 일을 마치고 걸어가는 남자들, 휴식을 취하며 담소하는 노인들, 작업복을 입고 일하는 노년의 여성, 그리고 작가가 꾸준히 관찰해 온 해녀들이 그러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익명의 제주사람이면서도 끈질긴 제주의 생명력을 증명해 주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그들의 일상 속에서 찾은 모습을 그리는데 이때 그 일상의 맥락이나 공간과 시간은 모두 제거되고 노동과 휴식 사이 어딘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형상만 부각된다. 그리고 작가는 그 모습을 자기만의 조형언어로 단순하면서도 정갈한 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강동언의 제주사람들은 전통적인 동양화기법을 독특하게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먼저 단순함 속에서 구체적인 얼굴 표정은 생략되었지만 연필로 그린 간결한 선 속에 인간의 형상을 담아낸 드로잉들은 사실 서양의 드로잉과 흡사하면서도 동양화의 구륵법을 구사하는 것 같다. 바로 동양화의 기법이 서양의 기법과 만나는 지점에 그의 드로잉이 위치하고 있으며, 그래서 전시에 선보이는 그의 드로잉들은 습작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완성된 작품이 되기도 한다.
동양화는 선의 예술이다. 선으로 거의 모든 조형적인 문제를 해결해 왔다, 구륵법은 동양화에서 윤곽선으로 사물의 형상을 그리는 방법을 말한다. 선을 통해 사물을 다른 것과 구분하면서 형상을 '구륵'하기 때문이다. 구륵법은 작가가 사물을 인식의 대상으로 놓고 형상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선으로 사물의 형상을 구륵하는 것은 동양화에서 그림의 기초이자 완성이다. 채색은 그 완성된 그림을 장식하는 것으로 묘사된 사물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부차적인 것이다.
강동언은 선이 작가가 인식을 하는 과정을 잘 드러내는 도구이자 회화의 가장 근본적인 바탕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그가 마주한 제주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사고와 인식을 거친 이미지를 만들고자 수없이 많은 드로잉을 하고 있다. 때로는 반복적인 것처럼 보이나 모든 드로잉은 그만의 인물을 담고 있다. 사실 가는 선으로 그리는 기법은 그 인물의 삶의 태도를 담백하게 보여주며 이때 여백은 그 담백함을 드러내는 중요한 장치이다. 이러한 작업은 서양의 드로잉처럼 회화작업을 위한 준비단계일 수도 있으나, 동양화에서 처럼 준비단계로서의 드로잉과 완성작품 으로서 회화라는 이분법적 구분이 없는, 즉 그 자체로 작가의 의식이 투영된 완성된 작업이 된다.

      신산리 사람들 _ 19.5x11.5cm _ 드로잉 _ 2010



이와 대조적으로 그의 얼굴 그림은 수묵이 퍼져나가는 면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구륵법과 달리 몰골법을 응용하고 있다.
면을 채워서 형상을 표현하는 몰골법은 중심이 되는 선이 없이 전체적 면을 고루 칠하는 것으로 원래 덧칠이 허용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강동언의 얼굴그림은 덧칠을 두려워 하지 않으며 유기적으로 붓자국이 어루러져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반복된다. 중국의 오대 남당시기에 정리된 이러한 '구륵법'과 함께 '몰골법'은 오랫동안 동양화 기법의 근간을 이루어 왔는데 강동언은 그러한 지식을 자신의 작업에 현대적으로 응용하고 있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구체적이기 보다는 추상적이며,꽉 찬 형상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추출한 핵심만을 보여주는데 동양화에서는 볼 수 없는 추상적인 초상화를 만들어 낸다. 바로 이 새로움과 생경감이 이러한 얼굴작업을 현대적이며 오늘날 의미있는 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서로 대조적으로 보이는 이러한 두 기법을 활용하지만 작가의 작업에 일관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대상을 정직하게 바라보는 선비의 정신이다. 과거 문인화의 정신을 잇는 이러한 태도는 그저 문인화의 형식을 취하는 선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주변을 돌보고 그 질박한 시골의 삶을 자신의 예술로 끌어들이는 태도로 이어진다. 미술평론가 최병식은 강동언이 즐겨그리는 제주의 촌로, 노동자들의 그림에서 보이는 단순한 인물의 형태는 박수근의 작업에서 보이는 "질박의 묘미"와 유사하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박수근이 자신이 경험했던 한국의 1950-60년대 시골모습을 황토색의 진공관처럼 그렸다면 강동언은 오늘날 제주사람의 현재를 선으로 그린다. 그가 그리는 세계는 시간이 정지된 듯한 과거의 질박미가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성을 포기하지 않는 질박미이다. 그러한 겸손한 태도는 20세기 한국현대미술의 주요한 줄기를 이로어온 향토와 지역, 즉 작가의 일상이 녹아난 지역색을 담는 전통과 맞닿아 있다.



강동언  康東彦

남제주생 (성산읍)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 및 세종대학교 대학원 동양화 전공 졸업
제1회 개인전 (동덕미술관)
제2회 개인전 (예술의 전당)
제3회 개인전 (인사아트센터)
제4회 개인전 (가산화랑)
제5회 개인전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제6회 개인전 (갤러리 가회동60)

단체전 및 초대전 350여회
제주도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심사위원장 역임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및 심사위원 역임
서울미술대상전 심사위원 역임
단원미술제 운영위원 역임
한국미술협회 한국화분과위원장 역임
제주대학교 인문대학장, 박물관장, 평생교육원장 역임

현 제주대학교 예술학부 한국화 교수


Posted by 가회동60 GAHOEDONG 60 트랙백 0 : 댓글 0